2023-01-25
THINKFORBL 사보 기술 파트 17호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으로 축산업 메탄 발생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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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으로 축산업 메탄 발생 줄인다”

‘밀크티’로 젖소별 최적 사료 급여… 메탄가스 20% 낮춰
2022 탄소중립 엑스포에서 젖소 개체정밀사양 도구 소개





* 본 원고는 지난 11월 4일(금) 일산 킨텍스 ‘2022 탄소중립 엑스포’ 세미나장에서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가 발표한 내용을 기고문 형태로 재가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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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엑스포’에 스마트축산 기술? 에너지 대전과 탄소중립 엑스포 현장에 축산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런데 이상 기후가 소의 트림에서 시작됐고, 비생산적 축산으로 인한 나비효과가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상 기후 원흉은 메탄이다. 지구 기후 관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메탄을 지목한다. 지난 2005년 2월 채택된 ‘교토의정서’가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메탄가스를 지목했다. 200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는 온실가스 18%가 축산에서 비롯되고, 그 대부분은 가축의 트림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물론 대기 중에 존재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에 1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메탄은 분자가 가벼워서 성층권 유입이 쉬워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을 파괴하고 자외선이 바로 지구로 투과해 지구 온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산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대비 20배 열을 더 방출한다. 그래서 지구온난화지수(GWP)에 보면, 이산화탄소를 1로 봤을 때 메탄을 28이라 부여한다. 또한 메탄이 산화되면 다시 이산화탄소로 변한다. 나쁜 주범이 맞다.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구에 메탄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연구자들도 메탄 농도가 왜 근 10년 동안 이렇게 치솟고 있는지 정확히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지만, 심각한 것은 대기의 ‘정화력’이 떨어져 메탄 증가량이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축산업 눈치를 뒤로하고, 연구자들은 집약적 농업방식인 공장식 축산이 그 주원인일 것으로 지목했다. 2012년에 나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의 31%는 농업에서, 그중 78%는 반추위의 장내 발효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 소가 약 13억 마리라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7000만 톤에 이르는 메탄을 방출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이 가운데 젖소는 한우의 약 1.5배나 되는 메탄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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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 인한 메탄 발생은 생물학적 필연이다. 하지만 우리는 축산 없이 살 수 없다. 이런 정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대부분 사람이 관련 정보를 얻기 전까진 믿을 수 없는 일로 치부할 수 있다. 메탄은 주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초식동물 중 반추 동물에서 가장 많이 생성된다. 소는 네 개의 위가 있다. 첫째 위가 반추위, 둘째 위가 벌집위인데, 여기서 셀룰로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달라붙어 분해하게 된다. 정확하게는, 셀룰로스로부터 단쇄지방산(SCFA: Short Chain Fatty Acid)과 이산화탄소, 수소 등을 만든다. 그러면 그 단쇄지방산은 소가 흡수하고, 이산화탄소와 수소는 세균이 메탄가스로 환원시킨다. 이 메탄을 소가 트림으로 배출하는 것이고, 그 양은 방귀의 약 10~20배에 이른다. 젖소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5% 만이 방귀에 의해서고, 나머지 95%는 트림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축산을 통한 메탄(CH4)과 이산화질소(N2O) 배출량은 1990년 2593M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이던 것이 2015년 3012MtCO2e로 증가했다. 전망에 따르면 2030년 3327MtCO2e, 2050년 3583MtCO2e에 이를 것이라 예상된다. 전 세계 축산업을 통한 예상 배출량은 중국(453MtCO2e), 인도(324), 브라질(302), 미국(265), 파키스탄(141) 순으로 높다. 우리가 모두 비건이 되지 않고는 막대한 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없어 보인다. 비건이 되는 것도 현실감 없는 방향이다. 결국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연구가 답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한 연구는 크게 영양학과 사육관리 쪽으로 나뉜다. 축산업계에서 탄소를 줄이는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사육 금지’, ‘사육 두수 감소’, ‘사육 기간 단축’, ‘탄소 저감 사료’, ‘첨가물’, ‘축분뇨 자원화’ 등이 손꼽힌다. 이들 방법을 분석해보면, 우선 경제성 측면에서 그나마 ‘사육 기간 단축’과 ‘탄소 저감 사료’ 방법이 중간 정도 효과를 거둘 것이라 예상되며 나머지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파악된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는 사실 사육 금지만이 완전한 제로를 달성할 수 있을 뿐, 나머지는 분명 메탄이 발생하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저감율이 낮다고 예상된다. 선호도 측면에선 ‘사육 기간 단축’이 가장 우세하고, ‘사육 금지’, ‘사육두수 감소’, ‘축분뇨 자원화’가 가장 낮다. 이밖에 ‘탄소 저감 사료’와 ‘첨가물’ 방법은 중간 정도로 보이지만, 생산성 보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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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법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는데, 씽크포비엘은 사료 효율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건 단체 같은 곳은 아예 축산에 원천적인 제약을 하고 싶을 테지만, 해법은 과학적인 생산성 관리에서 찾아야 한다. 축산을 매도할 게 아니라, 기술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소를 어떻게 키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축산 자체가 아니라 축산의 생산성 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미국과 브라질을 비교해 보면, 브라질은 2000만 두의 젖소가, 연간 3600만 톤의 우유를 생산하는데, 8억7000만 톤에 이르는 메탄을 방출한다. 반면, 미국은 브라질의 반도 안 되는 900만 두 젖소가, 3배에 달하는 1억 톤의 우유를 연간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메탄은 11억 톤만 방출하고 있다. 두당 생산성은 물론, 메탄 방출량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예는 결국, 소가 아니라 소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탄소중립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사료 효율이 중요할까? 이를 알아야 씽크포비엘의 기술 도구인 밀크티(Milk-T)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소 값의 4분의 1은 사료값이 차지한다. 비육우를 예로 들면 소가 1000만 원이면 사료값이 거의 250만 원 들어간다는 말이다. 특히 출하 마지막 즈음에는 한 달에 30만 원 정도 사료비가 드는데, 우리나라는 전량 사료를 수입하고 있어서 농가 부담이 크다. 그런데 조금 안타까운 것이, 사료 회사가 사료 프로그램을 계산할 때 현재 소의 무게를 파악하기 어려우니까, 소 개월 수가 얼마인지에 따라 최대치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짠다는 현실이다. 적게 먹여 괜히 살이 빠지면 농민의 원망을 듣게 되니, 이는 정도 이해되는 결과다. 그런데, 유전 형질에 따라 어떤 소는 하루에 1kg 살이 찌고, 어떤 소는 0.8kg 찔 것이다. 하루에 0.2kg 차이가 나면 한 달은 6kg이고, 20개월부터는 거의 120kg 차이가 발생한다. 그럼 사료를 급여할 때 그런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적정하게 배분해야 하는데, 문제는 어떤 소가 몇 kg인지 모르니 일단 최대치에 맞춘다는 거다. 소 무게를 재는 ‘우형기’ 있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농가는 있어도 잘 안 쓴다. 소 키우는 사람들은 잘 알 텐데, 평소에 잘 움직이지도 않는 애들 한 100m 끌고 가서 몸무게 재고 오면 애가 씩씩거리면서 살이 빠지고 만다. 비싼 사료 먹였는데, 운동해 버리면 어쩌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소는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블링도 안되고, 근육 생기면 질 수 있다. 어쩌다 하루 재면 몰라도, 매일 매일 잴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강 눈대중으로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과하게 사료를 급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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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는 더 심각하다. 젖소는 비육우에 비해 훨씬 많이 먹기 때문에, 약 2.5배 메탄을 더 방출한다. 나라별 젖소 생산성을 비교해 보면, 이스라엘은 두 당 하루 35kg, 한국은 약 30kg, 씽크포비엘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베트남은 적게는 4kg에서 많게는 17kg이고, 외국계 자본이 들어온 곳은 25kg 정도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원조 형태로 인공수정 정액을 수출한 에티오피아는 하루에 1~2kg 정도로 알려졌다. 그래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우유 생산능력 평균이 영국 수준 정도만 되어도, 소 개체를 3분의 1로 줄여도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당장은 그럴 수 없으니, 결국 유전 형질 및 산유 수준에 따라 사료 급여도 차이를 두어야 한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젖소의 한 마리당 평균 산유량은 305일 기준 1만334㎏로 국제기구 ICAR(국제가축기록위원회) 회원국 중 이스라엘(1만1644㎏)과 미국(1만928㎏) 다음 수준이다.
그런데 젖소는 일반적으로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는 다시 우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우유 또는 유제품 수요는 2050년까지 약 1.8배로 증가한다고 하니,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개체는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메탄 방출량은 더 많이 증가할 수도 있다. 결국, 산유량의 생산성 향상 문제로 소 개체 수는 계속 늘어나고, 사료 효율은 계속 떨어지는 거다. 사료 에너지 중 약 6~12%가 메탄으로 손실된다. 이 손실 정도를 80%만 줄여도 우유와 육류 생산성은 10% 향상하고, 경제적 이익으로는 약 43%가 증가한다는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기존 사료 섭취에 따른 우유 생산성 변화 데이터를 통해 소의 유전적 능력을 파악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진단한 결과에 따라 해당 소의 최대 산유 수준을 예측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사료량을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 얼마나 먹이는 게 최적인지는 인공지능이 알려준다. 인공지능이 이제 축산분야 최고 전문가 노하우를 활용해 모든 소를 개별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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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념에 따라 개발된 밀크티는 사실 지금도 진화 중이다. 씽크포비엘은 축산농가의 소를 더 잘 돌보기 위해, 지금도 동남아 농가 등에서 24시간 일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물론 그렇게 계산된 사료를 어떻게 일일이 소에게 따로 급여하냐고 의아해하거나 의심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남아는 소를 키우는 양이 많지 않고, 사료를 무척 아끼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면 소의 행동 분석과 생산성과의 상관관계와 기후 온난화에 따른 소의 생산성 분석, 그리고 사양 관리와 품종 개량에 쓰일 매우 의미 있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씽크포비엘이 3년째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채소나 과일은 센서 달았다고 도망가지 않는다. 하지만, 가축은 밟고 부수고, 스트레스를 받아 애들이 이상해진다. 결국 가축한테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고 그 어렵다는 영상 기반으로 접근하니까, 이게 정확도 끌어 올리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왜 다들 스마트팜하면 하우스 작물 하는지 스마트축산 하면서 깨달았다. 게다가, 페이스북이야 마우스 클릭을 엄청나게 하면 데이터가 모이지만, 식물과 동물은 다르다. 상추는 14일, 딸기는 2달, 돼지는 6개월, 비육우는 3년, 그런데 젖소는 10년이 필요하다. 이를 씽크포비엘 같은 스타트업이 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국내 많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은 7년 차 기업까지로 한정돼 있다. 즉, 7년 이하로 연구개발해 먹고 살 수 있어야만 국가의 지원 범위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좀 더 장기간 연구 개발하는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도 병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과 생산성에 대한 해답은 구호가 아니라 기술로부터 비롯돼야 한다. 저탄소와 소득향상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인공지능 신기술로 그래서 밀크티를 소개하는 이유다. 메탄 방출 감소와 함께, 소의 생산성을 함께 달성해야 하는데, 씽크팜 기술이 그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다시 강조하고 싶다.




글 / 박지환
정리 / 이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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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THINKFORBL 사보 기술 파트 17호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으로 축산업 메탄 발생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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