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9
THINKFORBL 사보 기술 파트 16호
“개체정밀사양 고도화하면, 농가소득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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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성호 / 충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개체정밀사양 고도화하면, 농가소득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 기여”


씽크포비엘의 ‘밀크티(Milk-T)’를 비롯한 스마트축산 시스템은 축산업계에서 아직은 생소한 존재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기술 개념이나 원리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가 드물다. 개체정밀사양을 활용해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말도 선뜻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20여 년간 반추동물의 영양학을 연구해 온 최성호 교수에게서 스마트축산과 ‘개체정밀사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마트축산 기술개발 동향과 시장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 듣고 싶다
“현재 스마트 축산기술은 한국, 일본, 이스라엘 등 집약적 축산업을 추구하는 국가와 환경에 관심이 큰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일부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질병 예방 또는 사양관리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고 볼 수 있다. 기초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축의 생리와 유전을 무시한 채 생물에 대한 메타분석을 이용한 AI 기술로 스마트축산을 실현하겠다는 제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환경과 사회에 대한 고려도 없이 말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자동착유기 제조업체가 수십 년간 연속해 축적한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그러한 데이터 축적이 없어 아쉽다. 탄소중립에 맞춰 국내에서도 여러 축산 분야에 걸쳐 AI 기술 등을 활용한 스마트축산 시스템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노후화된 국내 여러 축종 축사를 개선하지 않고 장비만 투입하거나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어 현실적 한계가 크다.”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축산 기술개발에 가장 난제로 꼽을 것이 있다면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축산 기술개발에서 가장 쟁점은 AI를 개발하기 위한 데이터의 적절성 및 데이터 간의 연관성, 기초 데이터의 정확성, 오류 데이터에 대한 검증 등 데이터 검증 신뢰도와 관련된 데 있다. 국내 농장에서는 AI에 적용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 아울러 데이터를 검증하는 인프라도 넉넉하지 못하다. 한국 축산업의 형태 및 구조상 연관성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매우 어렵다. 가축 생산성은 대부분 유전적인 능력에 의해 차이가 발생한다. 환경적인 요인은 그 외 일부에 불과하다. 그만큼 데이터 축적이 중요하다.”


개체정밀사양의 효용성과 장점 등을 기술 발전 추이와 맞물려 소개한다면
“개체정밀사양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발하려고 노력 중인 분야다. 개체정밀사양은 개체별 유전능력과 체중 및 성장단계별 영양소 요구량(개량 정도에 따라 다름)에 따른 사료 급여량(영양소 급여량)이 설정돼야 한다. 하지만 관련 시스템 개발은 물론 현장 적용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국은 기초 데이터가 부족해 AI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정확성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개체정밀사양 기술이 온실가스 저감에도 효과가 있으려면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사료 급여량을 절감할 수 있어야 한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사육 기간을 단축하거나 각종 첨가제를 이용해 반추위 미생물을 조절하면 생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장 적합한 방법은 개별 축종별 개량 정도에 맞는 에너지 요구량 산정과 이후 체중 대비 영양소 급여량 설정에 따른 적정 사료 급여다. 이러면 과도하게 급여되는 사료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개량 정도나 체중에 따른 적정 사료 급여 사육 방법 개발(AI 적용)이 최적의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라고 판단한다.”


AI 기반 스마트축산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것이 있다면
“집약적 축산기술 및 IT 그리고 AI 기술은 한국이 선도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초 데이터의 양과 데이터 점검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전문가 검증 없이 일부 기업의 입장이나 자료를 근거로 진행되는 스마트축산 기술개발이 사실상 전부인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축산 기술개발 다양화가 필요하다. 현재 스마트축산 기술개발에서 특정 기업에 몰아주기식 연구과제가 책정되는 것은 큰 문제다.”



스마트축산 서비스 시장 중장기 전망은 어떤가
“한국의 스마트축산 시장은 사육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앞으로도 더는 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설상가상으로 사료 자원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발생하는 분뇨 처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가축 사육 두수 제한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의 집약적인 축산기술이나 스마트축산 기술이 사장되지 않기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적용하는 게 대안이다. 고급 스마트축산 기술의 경우 수요처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중급 정도 스마트 축산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해외시장 개척이 국내시장 유지보다 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축산 도입이 친환경과 어떤 관계가 있나?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된 산업 분야가 아니다. 그런데도 축산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것은 축산업계 큰 이슈다. 한우를 예로 들면 31개월 키워 출하하던 것을, 같은 등급을 유지하며 27개월로 기간을 단축해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인 경우가 있다. 3개월 줄이는 건 대단한 기술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이때 27개월 동안 섭취하는 영양소 함량의 총량과 30개월간 급여했을 때 영양소 총량은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사료의 에너지 밀도 및 단백질 밀도가 높아지면서 소화율이 낮아져 분뇨·가스를 통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은 크게 차이가 없다. 오히려 불가식 지방이 더 많아질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사육 기간을 3개월 단축하면 짧은 축사를 제대로 비우지도 못한 채 소를 반복해 ‘입식’해야 하고, 여기에 고영양 사료까지 먹여야 해 더 큰 악순환이 올 수 있다. 현재도 한 우사에 네 마리 소가 있다면 급여하는 사료의 양은 같지만 출하되는 성적이 달라진다. 네 마리 간에 서열도 영향을 받고 유전적으로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료 효율 또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다량의 영양분 공급으로 장내 온실가스 발생량과 분뇨배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개체별 정확한 능력을 추정하고 체중 대비나 생산성 대비 적정량을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체정밀사양이 ‘효모·미생물 첨가 사료’나 ‘분뇨 처리’ 방식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나?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 축산업은 집약적이다. 게다가 외국과 비교했을 때 사육밀도는 높지만, 대형 목장이 아닌 중소형 목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시설이 노후화해 개체정밀사양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밀크티(Milk-T)’와 같은 기술을 이용해 개체정밀사양을 고도화하면, 사료 효율을 높이고 사료 소비량을 감소시켜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이 가능하다. 아울러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이를 비육우나 양돈업으로 확대한다면, 생산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축산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성호 교수는
반추동물영양학 전문가. 1998년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축산학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2014년 충북대 축산학과 초빙교수를 거쳐 2016년부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5년부터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외에 10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을 저술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축산학 권위자다.


“Advance individual precision specification technology,
Contribution to the improvement of farm household income and the reduction of greenhouse gases”

CHOI Seong-ho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Animal Science,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urrently, smart livestock technology is being developed mainly in countries that are pursuing intensive livestock industries such as Korea, Japan, and Israel, and in European countries that are interested in the environment. In Korea, some data is used to develop disease prevention or specification management programs that incorporate artificial intelligence(AI) technology. However, it is difficult to develop smart livestock technology using AI technology because it cannot continue to accumulate basic data. In addition, in line with the carbon neutral trend, attempts are being made to apply smart livestock systems using AI technology to various livestock fields in Korea. However, there is a real limit because it does not help improve the state of domestic livestock households that are still using of old tech, but only equipment or AI technology is applied.

The most important issue in the development of smart livestock technology using AI technology is related to the reliability of data verification, such as the appropriateness of data for developing AI, the relevance between data, the accuracy of basic data, and verification of error data. However, it is difficult to obtain accurate data that can be applied to AI on domestic farms. In addition, there is not enough infrastructure to verify data. Therefore, securing data is paramount for smart livestock technology to develop.

In a situation where basic data has not been accumulated continuously, there is a problem with the proposal itself to realize smart livestock with AI technology using meta-analysis of living things, ignoring the physiology and heredity of livestock. Furthermore, without consideration of the environment and society. In Europe, automatic milker manufacturers already manage data accumulated for decades in a row. On the other hand, it is regrettable that Korea does not have such data accumulation. In line with carbon neutrality, there are attempts to apply smart livestock systems using AI technology across various livestock sectors in Korea. However, there are many practical limitations as it does not improve the aging domestic livestock farms, but only puts in equipment or combines AI technology."

In Korea, individual precision specification is an area that the state is trying to develop. For individual precision specifications, the amount of feed(nutrient supply) should be set accordingly to each individual livestock genetic capacity, weight, and nutrient requirements(depending on the degree of improvement) for each growth stage. In order for individual precision specification technology to be effective in reducing greenhouse gas emissions, it is necessary to be able to reduce feed intake while maintaining productivity.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shortening the breeding period or controlling ruminant stomach microorganisms using various additives can cause problems in productivity. The most suitable method is to calculate the energy requirement for individual livestock types and then to provide appropriate feed according to the nutrient supply amount set for weight. This can reduce excessive feeding and prevent energy loss, which is the most obvious way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Livestock is not the main industry that emits greenhouse gases, but reducing greenhouse gas emissions in the livestock sector can be both beneficial to the environment and livestock industry. If individual precision specification technology is advanced using technologies such as ‘Milk-T’, farm income can be improved by increasing feeding efficiency and reducing feeding consumption. In addition, it can greatly contribute to reducing greenhouse gases. If this is extended to beef cattle or the hog raising industry, it is expected that the amount of greenhouse gas generated throughout the livestock industry would be drastically reduced without affecting the productivity.

The smart livestock market in Korea is not large in size, and the market size is not expected to grow any further for the near future, to make matters worse, feeding resources are almost dependent on imports, and manure disposal is not done properly, so it is necessary to control the breeding livestock in the future.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seek overseas expansion so that Korea’s intensive livestock technology or smart livestock technology would be used properly. The alternative is to apply it to developing countries such as Southeast Asia, the Middle East, Central Asia, and Latin America. In the case of advanced smart livestock technology, there are not many consumers. Therefore, it is urgent to develop intermediate-level smart livestock technology, and I think that overseas market development is more positive than domestic market maintenance.

글‧사진 / 이승한
writing and photography / LEE Se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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