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 위원장 – ㈜씽크포비엘 박지환 대표님 인터뷰 질문지
대표님. 우선 한국산업지능화협회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의 초대 위원장님으로 위촉(임명)되신 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하게 인사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협회에서 저에게 과분한 임무를 맡겨 주셨습니다. 사실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위원으로 훌륭한 분들이 많이 함께해 주시는 데다가, 협회 전체 분위기가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이어서 어떻게든 한몫을 거들고 싶어졌습니다. 함께 하게 된 이상 위원장으로서 반드시 의미 있는 활동과 성과를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는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지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는 IT분야 산업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협의체입니다. 전통적인 산업이 예외 없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습니다만, 전환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있을 뿐 실제 현장에서는 너무 많은 어려움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입니다. 본 위원회는 디지털화를 위한 본질적 과제들을 철저하게 민간기업의 관점에서 수집 및 공유하여, 산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를 이끄시게 된 계기와 함께 앞으로 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실지 궁금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씽크포비엘의 비즈니스 모델이 기업 지원 컨설팅이라는 점을, 또한 그 모델을 토대로 13여 년간 300여 기업을 지원해 왔다는 부분을 협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 제가 추진했던 몇몇 협회·단체 및 국제연계활동 등의 성과도 제게 중책을 맡긴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러한 경험들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격변기를 맞이한 기업들의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래서 위원회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과거의 획기적인 신규 기술 도입 때와 마찬가지 상황에 부닥쳐 있습니다. 이익과 경쟁 우위를 위해 각각의 기업이 개별적으로 추진을 서두르다 보면 반드시 여러 폐단이 생기고 끔찍한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그 책임이 고스란히 일선 기업에게 돌아가리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지금 사람들 생각은 벌써 인공지능 로봇 비서가 내일이라도 당장 사무실마다 돌아다니리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구동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의 수급 문제조차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는 철저하게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거창한 이론을 만들거나 연구를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내일 당장에라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어떤 점을 먼저 확인하고, 무엇부터 우선 결정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우리 위원회의 역할이자 주 업무가 될 것입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 여정에서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위원분들 사이에서 많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한국생산성본부와 윕스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산업체에서 바라보는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활동 목표로는 위원회 참여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국내와 해외 수요처를 대상으로 공동사업화를 전개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위원회 기업들이 거래처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이미 겪어왔음에도, 그 경험들이 공유되지 못한 채 또 다른 기업에서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입니다. 과거 실패했던 기업들도 늘 의도는 진실했고 열정에는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전략과 정보입니다. 그러한 점들을 고려해 먼저 위원회 기업의 기술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입니다. 이렇게 수요기업이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할 전체 로드맵을 종합적으로 구성해 제시하게 되면, 수요기업에게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필요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이 보유한 혁신적 기술과 각자의 노하우가 공유되고 연계되면서 수요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국내 수요기업뿐 아니라, 해외 수요기업을 대상으로도 동일 방식의 로드맵이 구성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외기업들과 국제공동 연구 및 기술교류와 같은 연계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리라 예상되는 내년에는 동북아 및 아세안 국가들과 국제기술교류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미 여러 해외기관이 긍정적인 회신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아시아 인구가 50억이라는 점은 단순히 100배의 숫자적 비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시장을 놓고 어떻게든 기술과 영업을 기반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술을 상호 연계하고 공조함으로써 동반 성장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듦으로써 사업 체제를 더 성숙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마침 K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원대하면서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씽크포비엘은 이번에 한국산업지능화협회 부회장사로 추대가 되셨는데요.
협회와 함께 진행하시고 싶으신 사업이나 생각하고 계신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산업 데이터 밸런스 수준 평가입니다.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혁명이라는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만큼 수많은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만, 관련된 연구와 투자가 기존의 정형 데이터를 단순히 양적으로 더 많이 축적하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그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밸런스에 대한 고려 없이 다량의 데이터를 단순 축적하는 것은 자칫 큰돈을 들여 어마어마한 ‘빅쓰레기장’을 만드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덧셈 문제 데이터 백만 개를 모아봤자 그것으로 훈련된 인공지능은 그냥 덧셈 문제를 잘 푸는 기계일 뿐입니다.
평가 기준 없이 단순 데이터 축적에 매달리게 되면,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기업 경영이 어려워질 뿐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모아야 충분한 것인지, 현재까지 축적한 데이터는 부족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 아직 공인된 기준이 없습니다. 데이터 평가가 무의미한 빅데이터 구축에 자본을 투입하는 절차로 변질하면, 그것은 국내 중소기업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에 지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한 결과가 고작 빅쓰레기장을 만드는 일로 귀결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데이터 밸런스 수준 평가를 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내용 및 사진 :
한국산업지능화협회 _ Digital Transformation Vol.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