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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_시간‧개인‧정보 관리, 이렇게 해보자①
“내 것으로만 만들면, ‘소크라마인’은 최고인 시간 관리 수단
소크라마인에 진심인 이승한 매니저(TD)의 시간 관리 수기 (上)
사실 소크라마인은 완벽하지 않다. 여러모로 복잡한 구조인데다, 여러 다양한 업무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필자가 직무인 홍보 분야가 그랬다. 정형화된 업무에 안성맞춤인 소크라마인은 경영이나 재무, 인사, 사업 관리 등의 업무에서는 탁월한 효용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반면 홍보 등의 고정되지 않은 업무에 적용할 때는 곳곳에서 ‘현실의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처음 소크라마인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대체 내 업무는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까?” 또는 “가장 효율적이면서 적절한 관리 방안은 무엇일까?”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고민거리였다.
더군다나 씽크포비엘은 그때까지 본격적인 홍보 업무라 할 만한 경험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따를만한 전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업무를 참고해 무작정 적용할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홍보 업무의 특수성을 져버리는 꼴이 될 것 같았다.
결국 내가 하는 업무 모든 것이 씽크포비엘에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생각으로 하나하나 홍보 업무에 맞는 방법을 찾고 정착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매번 진지한 고민이 이뤄졌다. 시뮬레이션에도 힘을 쏟았다.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적용해 본 후 현실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았다.
목표는 분명했다. “씽크포비엘 홍보 업무에 맞는 관리 방법을 만든다”였다. 물론, 철저히 원칙을 따랐다. 회사가 지향하는 ‘공정하게 일한다’는 가치를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리 ‘홍보 업무는 경험이 많은 내 방식이 당연하고, 옳다’ 싶어도 그걸 강행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나와 일하는 사람을 이해시키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했다. 사전 계획 수립과 업무 분류 체계 마련에 힘을 쓴 이유다. 회사에서는 ‘작업캔버스’와 ‘WBS(work breakdown structure)’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 홍보 업무의 체계를 잡았고, 부정기적으로 행해지는 온갖 홍보 업무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업무가 정착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솔직히 “내가 지금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또는 “나는 회사가 말하는 대로 공정하게 일하고 있는 것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홍보 업무가 회사에서 일정 부분 이질적이었던 것은 틀림없었지만, 그런데도 내 업무만 마치 ‘별동대’처럼 난외 취급받는다고 느껴질 때는 부담이 커졌다. 당연히 이런 불안감과 불신은 싹 가셔 사라졌다. 그만큼 스스로 회사에 적응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다.
여전히 필자의 소크라마인 관리는 개선이 필요하다. 완벽하다고 감히 말하지는 못하겠다. 루틴(routine)이 됐지만, ‘고쳐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고백하면, 개선하겠다고 해놓곤 시간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도 있다. 물론, 3년 동안 일하다 보니 겪게 된 시행착오에서 비롯된 것이지, 애초부터 방향이 틀렸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용기 내 고치고 발전하면 될 일이다.
우연한 계기로 “회사에서 소크라마인 가장 잘 활용하고 가장 열심인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에서는 정말 기분 좋은 소리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남에게도 모범이 돼야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와 무게감에 마음이 짓눌리게도 된다. 그래도 내 기준과 노력이 어느 정도 회사 방향성과 맞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평가가 나왔다고 위안 삼아볼까 싶다.
장광설(長廣舌)이 너무 지나쳤다. 이제 지난 3년간 필자가 쌓아온 소크라마인 관리법을 제시할 차례다. 모두에게 내 사례가 모두 맞아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겠다. 다만, 여러분보다 조금 더 열심히 소크라마인을 관리해 온 사람이 자신의 방법을 참고할 수 있게 공유한다는 정도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호에서 풀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