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5
THINKFORBL COLUMN SERIES
“기술의 미래, 컴퓨팅 인프라만으로는 부족하다”
더에이아이(THE AI)
인공지능(AI) 기술의 격변이 눈부시게 진행되고 있다. 딥시크(DeepSeek)라는 게임 체인저 등장에 놀란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마누스(Manus)가 공개됐다. 마누스는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자율적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게 특징이다. 문서 작성, 정보 수집, 요약, 이어쓰기, 일정 관리 등 복잡한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연속 수행하는 서비스로, 기존의 챗GPT 계열 제품과 차원이 다르다.
물론 마누스는 이제 막 출시됐기 때문에 실제 효용성 측면에서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벌써 마누스에 수십만 이상의 가입 희망자가 몰려, 몇 주째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누스의 혁신성을 사용자가 먼저 직감했다는 것이고, 그만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에너지가 모여 있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설사 마누스의 실제 효과성에 아직 어떤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금방 극복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요컨대 마누스는 전례 없는 편리성과 효율성을 사실상 이미 실현했고, 일개 스타트업의 성취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딥시크에 이어 또 한 번의 AI 혁신이 중국에서 등장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이 AI 서비스 주도권을 가져가려 하고 있고, 우리는 지켜보며 부러워할 뿐이다. AI 분야에서 중국의 힘은 국가적 전략과 자금 지원, 그리고 정책적 유연성에서 나오는 걸로 보인다. 2024년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중국은 AI 관련 논문 기여도 기준 세계 1위이며, 최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2위부터 9위까지에 중국 대학이 자리해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까지 AI 산업에 약 8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 전반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통계에서 수치적 차이가 있지만, 160만 개의 AI 기업이 있으며, 작년 초에만 스타트업 23만 개가 설립됐다는 기사도 보인다.
중국의 물량 공세 앞에서 초라해지는 건 우리의 현실이다. AI 기술 경쟁에서 우리는 분명히 뒤처져 있다. 문제는 이것이 미래 세대의 생존을 결정할 핵심 기술이라는 점이며,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면 다음 세대에도 격차를 따라잡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기술은 기본적으로 자본과 투자를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AI 관련 연구 개발 지원은 여러 전문가가 이미 경고한 바처럼 ‘열악함’을 넘어 처참한 상태로 가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달라서 기술에 대한 민간 투자(VC)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 결국 기술 혁신을 공공자원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공공 연구 개발 투자 수준에서 한국의 AI 기술 혁신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관계 기관의 총력이 집중돼 움직이고 있다.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공공이 노력하는 것은 무척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로서 계속 공허하고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과연 컴퓨팅 인프라가 갖춰진다고 그 순간부터 업계의 혁신이 활성화될까?
만약 우리가 이제 막 ‘마누스’와 같은 획기적인 혁신을 일궈내려는 단계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자원이 과연 컴퓨팅 지원일까? 나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이십여 년 이상 몸담아 온 입장에서 그런 지원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GPU와 같은 하드웨어 지원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다른 대안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최근의 강화학습 트렌드 또한 이미 GPU 사용을 어느 정도 경감시키는 추세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 최우선 요소는 아니다.
[출처]
- 관련 기사 :
https://www.newstheai.com/news/articleView.html?idxno=7494
- 사진 :
씽크포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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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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