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3
THINKFORBL 사보 기술 파트 52호
최신 인공지능(AI) 동향
Thinkforbl
 

 

KNOWLEDGE

최신 인공지능(AI) 동향


OECD AI 원칙 속 한국… “인프라는 선진국, 인재는 과제”​​​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만큼이나 인재와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펴낸 보고서 ‘한국 AI 정책 현황 및 발전 방안: OECD AI 원칙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OECD는 2019년 ‘AI에 관한 이사회 권고안’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AI’ 원칙을 제시했다. 한국의 AI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으로, 5G 다운로드 속도(1위), 브로드밴드 보급률(2위), 디지털정부지수(1위), 공공데이터 개방지수(1위), 10인 이상 사업장 AI 도입(1위), 생성형 AI 특허(3위), AI 출판물(2위) 등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AI R&D 분야에서도 2023년 2월 AI 혁신 허브 데이터센터가 문을 열었고 지난해 10월 국가 AI 연구거점이 출범했다.

무엇보다 AI 기본법 제정은 사회적 신뢰 확보 차원에서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정책 및 이니셔티브는 ‘혁신과 신뢰의 병행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AI 기본법 하위법령 정비 시 진흥적 측면에 초점을 두면서 규제 완화 방안을 병행하는 것이 글로벌 정책 추세에 부합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면 인력 부문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인재 유출 측면에서 ‘순 유출 국가’에 속하는 점은 충격적이다. 보고서는 “AI 인재 유치를 위한 정책을 도입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AI 벤처캐피털(VC) 투자도 주요국보다 규모가 작다. 지난해 미국(955억 달러)와 중국(169억 달러)이 세계 AI VC 투자 약 76%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27억 달러)은 영국(52억 달러), 독일(약 41억 달러), 싱가포르(35억 달러)에 뒤처졌다. 보고서는 “국내 AI 생태계의 중장기적 발전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국제협력 측면에서도 보완할 점이 있다. 한국이 많은 AI 국제협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도 ‘제고’하라는 것이다. AI 특화 외교 전문가 양성, 국제 AI 논의 참여 전문가 교류 커뮤니티 육성 등을 고려하라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 AI’를 구체화해 국제무대에 설파하면 AI 중견국 입지를 다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는 “한국의 강점은 정부 추진력과 인프라 투자, 신속한 법‧제도적 대응, 국제사회 참여도인데, 어느 때보다 한국의 AI 글로벌리더십이 발휘돼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강국의 해법… AI 주권은 생태계에

AI 기술이 국가 경쟁력과 안보 핵심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AI 주권에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산업계 AI 전문가들을 대통령실과 내각에 포진시키는 한편 ‘국가 대표 AI’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대표할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섰다. 외국의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기술 종속과 데이터 통제권을 잃을 우려가 있고, 반대로 주권과 자립성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자칫 기술 고립과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한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거대 모델 개발에만 매몰되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AI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척도로 여겨지면서 관련 핵심 인재의 육성과 유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24 AI 대비지표(AIPI)’에서 세계 1위에 오른 싱가포르는 빅테크 협력과 자립 모델 개발을 병행하며 유연성을 확보했다. 싱가포르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을 전방위로 유치해서 최신 AI 기술을 먼저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했다. 이를 통해 AI 노하우를 확보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알리바바·화웨이 등과도 산학 협력 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싱가포르는 자체 AI 모델 구축을 통해 기술 종속이나 미·중 패권 경쟁의 위험을 회피하는 방안도 병행했다. 공공부문의 AI 도입 역시 저위험 업무 분야는 해외 기업과 협업하고, 민감한 분야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위험-편익 평가 체계를 갖춰 경쟁력 확보와 통제권 수호를 모두 달성하고자 했다.

싱가포르보다 강력한 국가 주도 투자를 통해 AI 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프랑스 정부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구축을 도맡고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AI 모델 ‘르샤'(Le Chat)’ 개발사 미스트랄AI가 이런 지원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프랑스는 AI 모델 개발 전략과 관련해서는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신중한 태도로 AI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했다. 반면 미국으로부터 전방위 견제를 받는 중국은 AI 모델은 물론이고 반도체까지도 가격과 효율이 떨어지는 자국 제품을 이용하는 모습이란 게 IMF 평가다.


‧사진 / 이승한


MAGAZINE LIST
 
2025-11-13
THINKFORBL 사보 기술 파트 52호
최신 인공지능(AI) 동향
Thinkforbl
 
We think for a better life.